14일 오전 8시 58분쯤 인천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에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1t 화물차. /인천소방본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3~14일 눈비가 내린 후 15일 기온이 10도 가량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5일 출근길은 ‘블랙 아이스’로 불리는 도로 살얼음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특히 서행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쪽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15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뚝 떨어지겠다. 눈·비가 내린 중부지방과 전라권을 중심으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도로 살얼음은 도로 위에 얇은 막처럼 형성되는 얼음이다. 매연과 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 투명하지 않고 색이 짙어 육안으로는 얼었는지 식별이 거의 되지 않는다.

14일 경기 고양시 자유로에서는 도로 살얼음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4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고양시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기록을 보면 13일 오후 3~6시에 한 차례 강수가 있었다. 이때 내린 눈과 비가 낮동안 녹아 아스팔트 틈 사이로 스며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4일 새벽 0~6시에 또 강수가 있었고, 이때 기온이 영하로 크게 떨어졌는데 지표면이 얼면서 도로 살얼음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14~15일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14일 낮동안 기온이 영상으로 올랐다가, 수요일인 15일 밤사이에는 북쪽에서 찬 바람이 대거 내려오며 기온이 영하로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도로 살얼음이 ‘강수와 영상권 기온’ 후 ‘영하권 추위’가 차례로 닥쳤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15일 출근길이 위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로 곳곳이 얼어있는 모습. /뉴스1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도로 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609건으로 사상자는 7835명에 달한다.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2.3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 사고의 치사율(100건당 1.5명)보다 높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2019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도로 살얼음 교통사고 사망자(170명)가 적설로 인한 사고 사망자(46명)보다 3.7배 많았고, 사망자 수를 사고 수로 나눈 치사율도 도로 살얼음 사고(3.3%)가 적설(1.6%)보다 높았다.

15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4도에서 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3도에서 영상 5도로 예보됐다. 15~16일에는 곳곳에 눈·비 소식도 있다. 15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전라권과 충남권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고, 16일에는 수도권과 강원·충청·전라·제주에 눈이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