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점퍼에 가린 ‘한복 나들이’ -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8도를 기록한 3일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걷고 있다. /박성원 기자

입춘(立春)인 3일 찾아온 강력한 한파가 한동안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일 출근길 서울의 최저 체감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져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예보됐다. 호남과 제주에는 4~5일 폭설이 예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중국 북부 지방에서 확장하는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영하 40도의 찬 바람이 한반도를 직격하며 전국이 꽁꽁 얼 것으로 예상됐다.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에서 영하 4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7도에서 영상 2도로 예상됐다. 문제는 강한 바람이다. 간판이 흔들릴 정도인 순간 풍속 시속 50㎞ 안팎의 바람이 내륙을 냉골로 만들면서 실제 예보된 기온보다 체감 기온은 7도가량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백형선

4일 서울은 최저 영하 13도로 예보됐으나 오전 9시쯤 실제 체감 기온은 이를 한참 밑도는 영하 20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내려온 찬 바람이 내륙을 한 차례 차갑게 식힌 데다 찬 바람이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기온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이다.

지역별 최저기온과 최저 체감 기온은 대전 영하 9도와 영하 15도, 광주광역시 영하 6도와 영하 12도, 대구 영하 8도와 영하 15도, 부산 영하 6도와 영하 13도 등으로 피부로 느끼는 추위가 온도계 숫자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장군의 기세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찬 바람이 따뜻한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큰 해기차(해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눈구름대도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눈은 서해안과 맞붙은 한반도 서쪽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4~5일 예상 적설량은 충청권 1~15㎝, 호남권 3~25㎝, 경남권 1~5㎝, 울릉도·독도 10~40㎝, 제주도 5~40㎝로 예보됐다. 호남의 경우 서해와 거리에 따라 전북 서해안·전북 남부·전남 북서부에 최고 25㎝의 가장 많은 눈이 퍼붓겠고, 전북 북부와 광주·전남 남서부 5~15㎝, 전남 동부 3~10㎝ 등으로 지역별 적설량 편차가 크겠다.

대륙고기압에서 불어온 찬 바람이 서해상을 통과하며 눈구름대를 형성하는 것은 우리나라 겨울철의 전형적 눈 패턴이다. 그러나 올겨울은 유독 이 같은 ‘바다가 만든 눈’이 집중적으로 퍼붓고 있다. 서해의 온도가 예년보다 0.5~1도가량 높게 유지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11월 서울 하루 적설량으로는 117년 만에 가장 많았던 16.5㎝의 눈이 내린 것을 시작으로, 서해상에서 팝콘 튀기듯 갑자기 커진 눈구름대가 서풍(西風)을 따라 한반도로 실려오면서 충청·호남권에 20㎝가 넘는 ‘극한 폭설’이 매달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