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새벽 2시 35분쯤 서울, 경상도 등 여러 지역에 ‘지진 긴급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충북 충주시 북서쪽 22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삐삐’하고 울리는 문자 경보에 많은 시민들이 밤잠을 설쳤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43)씨는 “한밤중에 갑자기 휴대폰 경고음이 울려서 깜짝 놀라 깼다”며 “우리 집에선 흔들림을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문자가 왜 온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지진은 발생 2초 뒤인 새벽 2시 35시 36초에 충주 앙성 지진관측소에서 처음으로 관측됐고, 불과 5초 뒤인 2시 35분 41초에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발송 지역은 서울·강원·경기·경남·경북·대구·대전·세종·인천·전북·충남·충북 등이다.
기상청은 지진 규모에 따라 어느 지역까지 재난 문자를 보낼 것인지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지진은 발생하면 ‘P파’와 ‘S파’의 파동을 내보낸다. P파가 S파보다 더 빠르게 도착하기 때문에, 기상청은 P파를 기준으로 재난문자를 보낸다.
P파를 기준으로 자동 분석된 이날 지진 규모는 4.2였다. 이 경우 ‘예상 진도Ⅱ' 이상에 해당하는 시군구에 문자가 발송된다. 예상 진도Ⅱ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지진 영향이 이보다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문자가 자동 발송된 것이다.
그런데 이후 도착한 S파를 지진분석관이 정밀 분석한 결과 이날 지진 규모는 자동 분석치보다 1.1 낮은 3.1에 그쳤다. 지진조기경보시스템과 지진분석관 분석은 통상 0.3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데, 지진 진앙지와 관측 지점이 가까워 규모 차이가 컸다. 이 규모로 계산하면 서울은 문자 발송 지역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받지 않아도 될 재난 문자를 받은 것이다.
기상청은 ‘자동 분석과 정밀 분석 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고, 정밀 분석 전 문자 발송은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