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3월 폭설’로 18일 전국이 한겨울 같은 하루를 보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극 찬 바람과 눈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서해상을 통해 우리나라로 본격 유입되면서 18일 새벽부터 눈보라가 몰아쳤다. 15년 만에 가장 늦은 대설특보가 발효된 서울에는 이날 오전 5시 최고 11.9㎝의 눈이 쌓였다. 경기 이천 13.9㎝, 의정부 13.8㎝, 포천 13.5㎝, 가평 12.9㎝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근길에 10㎝ 넘는 눈이 쌓였다. 저기압이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눈은 이날 오후 수도권부터 차차 그쳤다.
동풍의 영향으로 이미 많은 눈이 쌓여 있던 강원도도 적설량이 많았다. 이날 향로봉(고성) 60.6㎝, 양구 29.5㎝, 화천 14.3㎝ 등이 새로 내려 쌓였고 일부 지역은 늦게까지 눈이 이어졌다. 호남권 무주(25.1㎝)·장수(16.9㎝)와 충청권 당진(11.5㎝)·충주(11㎝), 영남권 울릉(36.5㎝)·문경(11.5㎝)·함양(9.6㎝) 등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제주도는 산지를 중심으로 10㎝ 안팎이 왔다.
곳곳에서 눈으로 인한 사고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5시 15분부터 2시간가량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의 운행이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폭설로 선로 신호기가 눈에 덮여 운행이 중단됐다”고 했다. 김포·제주 등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8편이 결항했다. 전북 군산~어청도, 전남 목포~홍도 등 전국 69항로에서 여객선 90척이 운항을 멈췄다. 이날 오전 1시쯤에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 1대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돼 우즈베키스탄인 운전자가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10시 40분쯤 전남 보성군 남해고속도로 초암산터널 인근에선 차량 41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등 11명이 다쳤다. 이날 오후 강원도 삼척 해발 800m 고지대에 있는 강원대 도계캠퍼스에선 폭설로 차량 운행이 중단되며 학생과 교직원 300여 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한편 19일에도 한파가 이어지겠다. 19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6도에서 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