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서풍(西風)의 영향으로 23일 한낮 기온이 초여름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경북 구미의 한낮 기온이 28.5도까지 오르는 등 곳곳에서 3월 최고기온 기록이 작성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구미는 이날 1998년 3월 29일 세운 종전 3월 일 최고기온 기록(27.3도)을 27년 만에 경신했다. 특히 영남이 뜨거웠다. 대구(27.9도)를 비롯해 안동(25.7도)·합천(27.9도)·경주(27.8도)·밀양(27.2도)·영천(27.1도)·의령(26.9도)·김해(26.6도) 등에서 역대 가장 더운 3월을 보냈다.
충청권 대전(26.4도)·청주(26.1도)과 경기 이천(25.5도) 등도 이날 3월 일 최고기온 신기록을 썼다. 서울(24도)과 춘천(24.3도)·충주(25.2도)·전주(26.2도) 등은 이날이 역대 3월 최고기온 기록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영남에서 초여름 수준의 더위가 나타난 이유는 고온건조한 서풍 때문이다. 봄철에 부는 우리나라로 불어드는 서풍은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건조해진다.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를 때 차고 건조해졌다가 정상을 넘어 내려갈 때 다시 따뜻해지면서 이전보다 뜨겁고 건조해지는 ‘푄 현상’ 때문이다. 이에 영남에선 이상고온 현상과 함께 높은 건조도로 인한 산불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기온은 여름처럼 높고, 습도는 겨울처럼 낮은 날씨가 나타나는 것이다.
기상청은 서풍의 영향으로 당분간 우리나라 기온이 평년보다 3~11도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24일은 강원 동해안과 남부지방, 화요일인 25일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도, 낮 최고기온은 11~27도로 예보됐다. 25일에도 최저 4~12도, 최고 15~25도로 초여름 수준의 더위가 곳곳에서 나타나겠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27일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며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7일은 전국에, 28일은 제주도에 각각 비가 예고됐다. 27~28일 한낮 기온이 최고 10~21도로 예년 봄 수준을 조금 웃돌겠고, 주말인 29~30일에는 낮 수은주가 20도 아래로 내려가며 예년 수준을 되찾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