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6시 10분 비구름대가 산불 지역인 경북 의성에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18분 간 1㎜의 비가 쏟아졌다. 비구름대는 안동과 청송으로도 향하고 있다. 현재 비구름대가 여러 개로 쪼개져 이동하고 있어, 이날 자정까지 영남에 간헐적으로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10분 의성에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ASW)에 강수량이 기록되기 시작했다. 비구름대가 산과 부딪히며 정확한 이동 경로는 예측할 수 없으나 자정까지 최소 2개의 구름대가 영남을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밤부터는 북쪽에서 한랭건조한 북풍(北風)이 불어오면서 28~30일 전국의 메마름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강풍까지 불면서 영남 산불 진화에 애를 먹을 전망이다.
27일 전국에 약한 비를 뿌린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우리나라 서쪽에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고동저(西高東低)’ 기압계가 형성, 북쪽에서 찬 바람이 내려오겠다. 이 기압계는 주로 겨울철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이번 주말까지 기온을 점차 떨어뜨려 한겨울 추위를 몰고올 전망이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0~9도, 낮 최고기온은 9~15도로 예보됐다. 29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최저 영하 4도에서 영상 4도, 최고 6~13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북풍은 기본적으로 차고 건조하다. 찬 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우리나라 대기 상층으로 들어온 북풍은 지상으로 가라앉으면서 강풍을 유발한다. 이에 28~29일 한반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초속 10~20m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북풍은 대륙에서 발생한 바람인 만큼 습기를 거의 머금고 있지 않아서 대기를 급속도로 메마르게 만든다. 28일 전국 상대습도는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상대습도가 50% 보다 아래로 떨어질수록 건조도가 심한 것이다. 공기가 산을 타고 넘는 과정에서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발생하는 영남 일대엔 다른 지역보다 건조도가 더 심하겠다. 이에 현재 경북 전역을 비롯한 영남을 중심으로 내려진 건조특보가 다른 지역까지 확대 발령되겠고, 영남 산불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28~29일에는 비 소식이 있으나 강수량이 미미하고, 산불이 발생한 영남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겠다. 28일은 찬 바람이 동해상을 통과하며 약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면서 강원동해안·산지 5㎜ 내외, 경북북부동해안·북동산지에 1㎜ 내외의 비를 뿌리겠다. 29일에는 우리나라 북쪽으로 기압골이 통과하며 경기동부·강원내륙·강원산지에 1㎜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