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은 중국발(發) 미세 먼지에 더해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까지 겹치며 공기 질이 크게 탁해진다. 미세 먼지(PM10)와 초미세 먼지(PM2.5)에 섞인 각종 오염 물질과 바이러스가 눈과 코로 들어가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10일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충청·전북에서 초미세 먼지 수치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 곳곳에 황사비가 내린 데 이어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대기 정체로 미세 먼지가 내륙 바깥으로 씻겨나가지 못한 것이다.
올봄은 서풍(西風)이 주로 불면서 중국 등지에서 온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에 자주 쌓이고 있다. 봄철 한랭 건조한 북풍이 주로 불면 꽃샘추위를, 온난 습윤한 남풍이 불면 이상 고온을 견인하지만, 중국 내륙을 통과하는 서풍이 자주 불면 많은 미세 먼지를 동반하게 된다. 서울은 지난달 10일 자동차 운행 제한 등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를 내렸는데, 봄(3~5월)에 비상 저감 조치를 낸 것은 2021년 3월 이후 4년 만이었다.
서풍에 실려온 미세 먼지는 봄바람을 타고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미세 먼지가 눈으로 들어가면 결막을, 코로 들어가면 코 점막에 상처를 내고, 생채기 난 부위로 바이러스가 침투해 각종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세 먼지로 인한 알레르기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인공 눈물을 넣거나 물로 콧속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 먼지는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고, 외출 시엔 마스크·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오염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