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한강 33번째 횡단 교량인 고덕토평대교. 초고강도 케이블(2160Mpa·메가파스칼)과 콘크리트(80MPa)가 적용돼 강풍에 견딜 수 있는 안전성과 내진 성능을 확보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한국도로공사가 탄소 중립 실현과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 친환경·첨단 기술 기반의 스마트 고속도로 시대 구축에 나섰다. 현재 총 44개 노선 5224㎞의 고속도로를 유지·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이미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8500여 대를 활용해 교통사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사고 감지 센서도 도로 1~2㎞마다 설치돼 사고 발생 시 즉각 보고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적용, 교통 관제와 안전성 등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일 개통한 안성~구리 고속도로가 대표적 경우다. 이 고속도로는 수도권 교통 문제를 해소하고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계획된 세종~포천 노선의 일부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도로이기도 하다. 총길이는 안성시 남안성분기점부터 구리시 남구리나들목까지 72.2㎞다.

도로 위 사고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스마트 교통 관제 시스템, 사물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시스템도 적용됐다. 전 구간을 배수성 포장으로 시공해 강우 시 도로 미끄럼을 최소화하고, 음파 센서 기술을 통해 도로 포장의 평탄성을 개선한 것도 특징이다.

교량·터널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도 확보했다. 현재 이 고속도로에는 한강 횡단 고덕토평대교와 국내 최장 6차로 터널인 남한산성 터널(연장 8345m)이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덕토평대교 건설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강도 케이블(2160Mpa·메가파스칼)과 콘크리트(80MPa)를 적용했다”며 “이를 통해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전성과 내진 성능도 확보했다”고 했다. 남한산성 터널 전 구간엔 화재 탐지 센서와 자동 물 분무 설비를 설치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안성~구리 고속도로 개통 후 수도권 이동이 개선되고 정체 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수도권 주요 고속도로 교통량이 분산돼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와 함께 이동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실제 도로공사가 안성~구리 고속도로 개통 후인 3월 주요 노선의 양방향 평균 주행 속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달보다 이동 속도가 증가했다.

경부선(양재~천안)은 20㎞/h, 중부선(하남~대소)은 34.5㎞/h, 수도권 제1순환선(구리~판교)은 21.5㎞/h 각각 증가했다.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는 5489억원으로 평가된다.

이 고속도로 남안성분기점~용인분기점 구간 31.1㎞는 국내 최초로 제한속도 120㎞/h를 적용해 더 신속한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남안성분기점 이남으로 건설 중인 세종~안성(56㎞) 전 구간도 제한속도 120㎞/h로 설계됐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안성~구리 고속도로는 수도권 동남부의 접근성을 개선시켜 빠르고 여유로운 이동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