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0.04%다. 산업화 이전(0.03%)보다 0.0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적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이 숫자가 기후변화를 일으킨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북미와 유럽에선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 중 탄소 직접 포집’(DAC)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DAC 기술을 통한 총 740만t의 탄소 포집 계획이 들어가 있다. 다만 DAC 기술은 사업화 초기 단계로, 1t의 탄소를 포집하기 위해서는 t당 600~1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DAC 기술 상용화와 탄소 중립의 핵심 과제인 셈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DAC 기후 테크 스타트업 ‘캡쳐6’는 해수 담수화, 하수 처리 시설 등 기존 산업 시설과 현존하는 요소 기술을 활용해 DAC 기술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사명(社名)의 ‘6’은 원소 번호 6번인 탄소를 뜻하는 것이다. 캡쳐6는 혁신적인 공정을 통해 탄소 포집뿐만 아니라 정수 생산, 농축수 감축, 탄소 중립 화학제품 생산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적이면서도 상업적 가치 생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캡쳐6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탄소 포집 사업인 ‘프로젝트 모나크’의 첫 삽을 떴다. 우리나라에선 작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가 충남 서산에 건설 중인 대산임해 해수 담수화 시설에 향후 DAC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업무 협약을 맺었다. ‘해수(海水) 담수(淡水)화’란 바닷물에서 소금과 각종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민물로 만드는 것인데, 물 부족 해결이 목적이지만 담수화 과정에서 탄소가 다량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물을 확보하되 DAC 기술을 통해 탄소도 잡겠다는 것이다.
캡쳐6는 최근 2750만달러(약 392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 소식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제로원벤처스 등이 투자했다. 박형건 캡쳐6 부사장은 “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하고 싶어도 비용 부담으로 주저하는 국가가 많다”며 “비용 절감을 통해 각국이 탄소 중립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