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비장한 목소리. “셋, 둘, 하나, 게임 시작!” 그러자 전투복을 입은 사내 10여 명이 소총을 겨눈 채 일사불란하게 적진을 향해 침투했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던 순간, 상대 팀이 시야에 잡히자 총알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내 재빠르게 대응 사격도 한다. 이곳은 ‘에어소프트 건’ 게임 동호인들이 모여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의 한 모의 전투 게임장. 두 팀으로 나눠 벌어진 게임은 마치 특수부대원들이 벌이는 시가지 전투를 방불케 했다. 안전 규정과 게임 수칙은 철저히 지켜졌다. BB탄 총알 한 발만 맞아도 손을 들고 필드 밖으로 나가고, 한쪽 팀이 모두 전사하면 승부가 갈린다. 체력 소모가 많은 게임이지만 참가자들 얼굴에는 흥미진진함이 가득했다. 교수, 사업가, 비행기 조종사, 뮤지션 등 구성원도 다양하다. 휴식 시간에 잠시 방탄 헬멧을 벗은 한 참가자는 “이렇게 흠뻑 땀 흘리고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살아가요. 스트레스는 BB탄과 함께 날려 보냈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입력 2022.05.2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