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빨간약'으로 불리는 포비돈 요오드액의 국내 시판 제품 /성광제약 페이스북

상처 소독용으로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포비돈 요오드가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빨간약’으로 불리는 포비돈 요오드가 코로나 환자에게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온 데 이어 국내에서도 같은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바이러스병연구소 박만성 교수팀은 7일 포비돈 요오드 성분을 0.45% 함유한 의약품을 코로나 바이러스 배양 시험관에 적용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평가한 결과, 이 의약품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99.99%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대한미생물학회지’ (Journal of Bacteriology and Virology) 9월 호에 게재됐다.

포비돈 요오드는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 항바이러스제로 정식으로 인정받을 경우 보조적인 코로나 치료제로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 의대 사만다 프랜크 박사는 포비돈 요오드 살균 용약이 15 초 만에 바이러스를 비활성시켰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배양한 접시에 포비돈 용액을 뿌린 후 70% 알코올을 뿌린 경우와 비교한 연구다. 0.5% 농도에서 15초 동안 노출한 포비든 요오드 용액이 70% 알코올보다 억제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도 포비든 요오드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싱가포르 듀크-NUS 의과대학교와 말레이시아 열대감염병연구교육센터(TIDREC) 연구 결과가 나온바 있다. 포비돈 요오드는 인플루엔자,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고려대 연구팀 등 국내외 연구 결과는 포비든 요오드 성분을 활용한 시험관 시험 결과일 뿐 실제 코로나 환자에게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지, 인체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국내 한 예방의학 교수는 “일정한 조건을 두고 인체가 아닌 시험관에서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인체 세포의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지는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