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이달 들어 26일까지 코로나 환자 28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코로나 유행 이후 1년간 누적 사망자(808명)의 35%가 한 달도 안 돼 쏟아져 나온 것이다. 2차 유행을 전후한 지난 8~9월(114명)은 물론이고, 신천지 교회발 집단 감염으로 번진 1차 유행 당시인 지난 3~4월(231명)보다 많았다. 특히 병실 부족, 의료진 탈진 등 사실상의 의료 공백으로 전체 사망자의 22%가 최근 열흘간 발생했다.
2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하루 확진자 규모가 1000명을 넘나들면서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5만6872명으로 국내 인구 911.4명당 1명꼴로 집계됐다. 이 같은 코로나 확산세에도 정부는 이날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수준을 내년 1월 3일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흘간 사망자, 직전 열흘의 두 배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60세 이상 고위험군(群)이 산소호흡기 등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환자로 악화하고, 이들이 시차를 두고 사망하고 있다. 문제는 사망자 증가세가 무서운 속도로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7~26일 열흘간 나온 사망자는 174명으로 직전 열흘(7~16일·85명)의 두 배다. 이전 열흘(지난달 27일~12월 6일·30명)과 비교하면 6배에 가깝다.
지난 12일 처음으로 네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는 등 3차 대유행 확산세가 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망자 발생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3차 대유행이 K방역의 핵심인 대규모 역학조사로 접촉자를 찾아낼 수 있는 지난 1차·2차 유행과 달리,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나 5명 미만 소규모 집단 감염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 경로 불명 환자 1만명 육박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됐는지 방역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감염 경로 불명', 이른바 ‘깜깜이’ 환자도 늘고 있다. 지난 13~26일 2주간 국내 코로나 확진자 1만4109명 가운데 28.5%인 4021명이 깜깜이 환자다. 이 비율은 지난 12~25일 28.6%로 코로나 유행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13~26일 역대 둘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월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9911명이나 된다.
깜깜이 환자는 2차 유행 때도 28.1%까지 올랐지만 당시는 하루 확진자가 많아야 400명대에 그쳐, 이들에 의한 추가 감염 전파 위험은 지금이 훨씬 커진 상태다. 추적 조사로 접촉자 등을 찾아내는 K방역이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5명 미만 소규모 집단 감염이 부쩍 늘어난 것도 방역 장애 요인이다. 지난 13~26일 2주간 5명 미만 집단 감염 사례는 10명 가운데 4명꼴인 5578명(39.5%)으로 조사됐다.
◇확진자 24%가 ‘가족 간 감염'
최근 한 달간 코로나 확진자 4명 중 1명은 가족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활동이 왕성한 40~50대 직장인들이 외부에서 코로나에 걸려 가족 내 전파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 대유행을 진정시키려면 이들이 좀 더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약 한 달(11월 20~12월 16일) 동안 국내 확진자 1만5111명의 코로나 전파 특성을 분석한 결과, 24.2%인 3654명이 ‘가족 간 전파’로 코로나에 감염됐다. 특히 0~19세 소아·청소년 확진자 1761명 가운데 766명(43.5%)이 가족 내 2차 전파를 통해 감염됐다.
코로나에 먼저 감염돼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 ‘선행 확진자’를 나이대별로 분석해보면, 40대(32.0%)와 50대(29.9%)가 가장 많았다. 외부 사회생활이 많은 연령대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뒤 배우자, 자녀 그리고 부모에게 전파한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동거 가족 간에도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 등의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