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감염됐던 101세 할머니가 두 달간의 격리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경기 부천에 사는 강소단 할머니는 200명 가까이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부천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3년간 지내다 지난해 12월 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월 24일부터 가천대 길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왔고,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입원 41일 만인 지난 3일 퇴원했다.
강 할머니의 다섯 아들 중 둘째인 김상열(75)씨는 본지 통화에서 “100세 넘은 어머니가 코로나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는 돌아가시겠구나’ 했다”며 “임종도 못 지키고 장례도 못 치를 줄 알았는데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있어 꿈 같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강 할머니는 평소 치매 증상도 없고, 거동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면회가 제한되면서 마지막으로 얼굴을 직접 마주한 것은 작년 추석이었다. 김씨는 “그때만 해도 어머니는 ‘빨리 못 죽어서 화가 날 지경’이라고 농담을 하실 정도로 건강했다”며 “독실한 천주교 신자여서 늘 묵주를 들고 성경을 읽으셨다”고 말했다.
12월 초 어머니의 확진 판정 소식을 들었지만 간병 인력이 줄면서 아들들은 제대로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이틀에 한 번씩 간호사에게 ‘전화기를 귀 옆에 놓아달라’고 부탁해 “염려 마시고 힘내세요”라고 한마디 하는 게 전부였다. 강 할머니는 길병원으로 옮긴 후 낯선 환경 때문에 한동안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길병원 입원 후 어머니와 일주일 만에 통화가 됐는데 ‘나 죽으면 여기 있는 것 알고 있었어?’라고만 하시더라”며 “‘엄마 마음대로 목숨 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가야지'라고 설득해 겨우 식사를 시작하셨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퇴원 후 부천에 있는 바오로요양병원에 곧바로 입원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기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별다른 말을 나누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놓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