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확진자 밀접접촉자라도 요양병원, 장애인 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접촉하지 않았다면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확진자 격리 기간도 코로나 백신 접종완료자 7일, 미접종자 10일에서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검체 채취일로부터 7일로 단축된다. 오미크론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모든 확진자를 다 찾아내 억제하는 전략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역당국 지침은 오미크론을 사실상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은 계절독감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확진자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위중증 비율이 낮지만 오미크론이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으로 확대되면 위중증 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며 “이전보다 환자들이 경증인 것은 맞지만 감기를 대하는 방식을 취하기에는 아직 너무 섣부르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지금 수치를 기준으로 독감보다 2배 정도 높다”며 “오미크론과 독감을 같은 규모의 감염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경증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서 사망자도 늘었다. 코로나 사망자는 하루 10명대까지 줄었다가 7일 36명으로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23일 418명에서 28일 288명으로 빠르게 줄었지만 열흘이 넘도록 200명대 중반에서 줄지 않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치명률이 0.1%로 독감 수준이라고 가정해도 전파력이 커 감염자는 독감보다 10배가 많기 때문에 3만명 정도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 예상대로 확진자가 17만 명 나오면 하루에 중환자가 400~500명씩 발생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의료 체계로는 보름 이상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