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가 하루 5만명 이상에 달하고 의료진 가운데서도 격리가 속출할 정도로 확산이 심해지면 코로나 환자가 일반병동 내 일반 환자와 분리된 공간에 입원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가 전환된다. 기존 음압병동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해질 때를 대비한 조치다. 또 이런 상황에선 모든 진료 과목의 외래 진료가 전화와 화상 통신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로 전환될 수 있다.

9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왼쪽은 PCR, 오른쪽은 신속항원검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4만9천567명 늘어 누적 113만1천248명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진 감염 대비 업무연속성계획(BCP)’을 최근 의료 단체에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명 이상이면서 의료 인력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감염돼 격리되면 각 병원이 자체 판단을 통해 ‘위기 단계’ 대응을 시작한다. 이 경우 백신 접종 후 확진된 의료진이 무증상이나 경증을 보이면 3일간 격리 후 신속항원검사를 거쳐 근무에 투입된다.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진이라도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면 계속 근무한다. 병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전국 병의원, 치과, 한의원 등은 전화와 화상 통신을 이용한 상담과 처방이 가능해진다. 병원에서 환자가 희망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하면 환자나 가족이 약국에서 수령하는 방식이다. 재택치료 대상자의 경우 10일부터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참여 동네 병의원 등에서 전화 상담과 처방이 시작되지만 환자가 붐벼 전화 연결이 안 될 수 있다.

정부는 재택치료 체계 개편을 하루 앞둔 이날 ‘집중관리군’ 대상에서 50대 기저질환자와 암환자 등 면역저하자는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50대 기저질환자 가운데 만성질환 등 위험이 큰 사람들은 재택치료가 아닌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50대 이하 오미크론 확진자에서는 중증화가 거의 없다”고 했다. 50대 기저질환자 가운데서도 병원에 보낼 정도로 고위험군은 별도 관리하겠지만, 경미하다면 재택치료 가운데서도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7일에는 60세 이상 고령층 중심 재택치료 개편안에서 50대 기저질환자도 하루 2차례 전화로 관리받는 집중관리군에 포함된다고 발표해 혼란을 일으켰다.

이날 국무총리 방역특별보좌관인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오는 3월 중순부터 3월 말 사이 하루 확진자가 최대 25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3월 한 달 내내 하루 2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작년 말 한때 1000명을 넘겼던 위중증 환자 수는 정점을 1700명 이상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는 “이제 자신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수단은 마스크 쓰기, 손 씻기와 백신 접종이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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