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체온계와 해열제를 비치해 두면 좋았을 텐데.”
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부터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재택치료 일지’를 게시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류근혁 2차관이 지난 1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직접 작성한 일기다. 여기에는 코로나 증상 발현 순서와 재택 치료 과정, 동거인의 행동 지침 등이 상세히 서술돼 있다.
일지에 따르면 류 차관은 지난 11일 오후 4시쯤 보건소로부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백신 3차 접종까지 마친 상황에서 ‘돌파 감염’이 된 것이다. 확진 첫날 류 차관은 “몸 상태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평상시와 거의 같은 상태였다”고 적었다.
재택치료 2일차에는 역학조사서를 써서 제출했다. 이후 보건소에서 재택치료 일반관리군(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한 자)으로 분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류 차관은 “일반관리군이라 치료키트 같은 물품 지원은 없었다. 평소에 체온계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 등을 비치해두면 좋았을 텐데 찾아보니 해열진통제는 없었다”고 했다. 류 차관은 동네 의원에서 전화 상담을 받아 4일분의 약을 처방받았다. 전송된 처방전을 받은 약국이 조제를 마치면 류 차관에게 문자를 보내고, 동거인이 대리 수령하는 방식으로 약을 탔다.
류 차관은 이날 “오후 3시 무렵 목에 통증이 느껴지고 기침이 나며 약간의 가래가 생겼다”며 “전형적인 목감기 증상과 매우 유사했다”고 적었다. 이어 “3차 접종까지 마쳤는데 확진된 것이 다소 의아했는데 그래도 접종 때문에 크게 아프지 않은 것이라 생각됐다”고 했다.
재택치료 3일차 아침, 류 차관은 심한 목감기 증상과 비슷하게 목이 잠기고 어깨에 근육통이 나타났다고 했다. 류 차관은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니 몸에 수분이 유지되는 것 같고, 하루 한 번 정도 샤워도 목의 통증과 근육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기록했다.
보건복지부는 “일반관리군이 겪는 재택치료 일련의 과정을 소개해, 치료를 받을 때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 제2차관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사태로 인해 2020년 9월 신설된 자리로, 보건 업무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