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4차 접종 때 감염 예방 효과는 20%, 중증화·사망 예방 효과는 5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염 예방 효과는 75세 이상에서, 중증화·사망 예방 효과는 40~59세에서 가장 높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월 16일~4월 30일 코로나 백신 3차 접종 후 4개월(120일)이 지난 면역 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종사자 150만9970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 예방 효과를 분석해, 14일 ‘주간 건강과 질병’에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4차 접종 감염 예방 효과는 20.3%, 중증화 예방 효과는 50.6%, 사망 예방 효과는 53.3%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전체 조사 기간 효과를 평균 낸 수치이며,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예방 효과는 최고 24.6%에서 한 달이 지나면 8.9% 밑으로 떨어졌다. 중증화와 사망 예방 효과도 접종 후 30일 이전까지 각각 55.0%, 55.2%를 유지하다 30일 이후 39.9%, 44.0%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예방접종력에 따른 코로나 감염 누적 발생률을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코로나에 더 걸리지만 중증화와 사망으로 가는 비율은 남녀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0세 미만이 60세 이상보다 더 많이 감염됐지만 중증화와 사망 발생은 75세 이상에서 가장 높았다.
4차 접종 후 효과를 살펴보니, 전 연령 가운데 75세 이상(23.0%)에서 감염 예방 효과가 가장 높았다. 이어 40~59세(21.2%), 60~74세(20.2%), 18~39세(15.1%) 순이었다. 중증화·사망 예방 효과는 40~59세에서 각각 69.6%, 89.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중증화 예방 효과가 높은 연령대는 75세 이상(51.7%)과 60~74세(45.8%) 순이고, 사망 예방 효과는 60~74세(55.0%), 75세 이상(52.5%) 순이었다. 백신 4차 접종이 접종 30일 경과 후 감염 확산을 막는 데에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했지만, 중증화와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된 것이다.
질병청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확진자가 증가한 시기에 코로나 고위험군인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구성원의 3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효과 감소를 고려해 4차 접종을 우선 시행, 중증·사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당 조사 시기는 오미크론 변이 중에서도 원조 오미크론(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확산한 때인데, 접종 백신은 2년 이상 전인 중국 우한에서 처음 나타난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대상자들 또한 60세 이상 고령에 면역 저하자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효과가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BA.5에 이어 전파력이 그보다 약 3배 더 빠르다고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도 국내 상륙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9~15일) 사이 코로나로 사망한 환자는 107명인데, 전주(2~8일) 50명 대비 2.1배로 증가한 수치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팬데믹 때에도 사망자 수가 일주일 만에 2배 이상 는 적은 없다.
문제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의 백신 면역 회피력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최근 백신 접종자들 항체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인 BA.2.12.1과 BA.4, BA.5 등을 얼마나 잘 회피하는지 실험한 결과, BA.4와 BA.5는 BA.2에 비해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회피하는 능력이 4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mRNA 백신을 3회 접종받은 사람과 2회 접종 후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 혈액을 수집해 항체가 바이러스를 얼마나 잘 중화하는지 관찰했는데, 지난 5~6월 미국에서 우세종이었던 BA.2.12.1이 BA.2에 비해 백신 접종에 의해 형성된 항체에 대한 저항력이 1.8배 높았다. BA.4와 BA.5는 BA.2에 비해 항체에 4.2배나 더 잘 견뎠다. 연구진은 “오미크론 변이가 계속 진화해 전염성이 더 강할 뿐만 아니라 면역을 잘 회피하는 하위 변이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오는 18일부터 코로나 백신 4차 접종 대상은 기존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에서 50세 이상 연령층과 18세 이상 면역저하자 및 기저질환자,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노숙인 시설) 입원·입소·종사자로 확대된다. 출생연도 기준 1972년생까지 맞을 수 있고, 현재 49세로 몇 개월 후 곧 50세가 되는 사람은 맞을 수 없다. 50세 미만 연령층은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또는 감염취약시설 입원·종사자여야 4차 접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