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스반테 페보./EPA 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네안데르탈인 등 멸종된 고대 인류의 게놈(유전자 정보)을 해독한 스웨덴의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67)에게 돌아갔다.

3일(현지 시각)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인류 진화 부문 연구 공로를 인정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소속 스반테 페보 박사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여한다”며 “그는 현대인과 과거 멸종된 고대인을 구별하는 유전적 차이를 규명했으며, 원시 게놈학이란 새로운 학문 분야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페보의 부친은 1982년 생물학적 활성 물질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스웨덴 생화학자 수네 베리스트룀이고, 모친은 에스토니아 출신 화학자 카린 페보다. 아버지에 이어 40년 만에 아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된 것이다. 노벨상 역사상 일곱 번째 부자(父子) 수상이다.

페보는 유전학을 통해 고인류를 연구하는 고(古)유전학 창시자 가운데 1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진화유전학을 연구하면서 2009년 네안데르탈인 게놈 전체를 최초로 해독, 현대인의 유전체에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섞여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2010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 뼈에서 추출한 DNA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발표된 적 없는 또 다른 ‘멸종 고인류’라는 것이 밝혀졌고, ‘데니소바인’으로 명명됐다. 그는 2007년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에 선정됐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는 네안데르탈인 등에게서 온 유전자가 현생 인류의 만성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고 했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후보로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도 거론됐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상이 불발됐다.

올해 노벨상은 이날 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원)가 지급된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을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 수상자들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