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도 간접흡연에 계속 노출되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인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19%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담배 없는 폐(肺)스티벌'에서 노담(No담배) 홍보 캐릭터인 '노담 베어' 손에 금연 표시가 그려져 있다. /뉴스1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최효인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1~2016년 건강검진 당시 흡연을 한 적이 없고 대사증후군도 없었던 7만1055명을 대상으로 평균 33개월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높은 혈압(수축기 130·이완기 85㎜Hg 이상), 고중성지방혈증(중성지방 150㎎/dL 이상), 이상지질혈증(고밀도 콜레스테롤 남자 40㎎/dL, 여자 50㎎/dL 미만), 혈당 장애(공복혈당 100㎎/dL 이상) 중 3가지 이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다. 대사증후군이 개선되지 않으면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이번 연구에선 대상자를 간접흡연 노출 기간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의 대사증후군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관찰 기간 전부터 지속적으로 간접흡연에 노출된 ‘지속 노출군’의 경우,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없는 ‘비노출군’과 비교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19% 높았다. 또 과거에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다가 새롭게 노출된 ‘신규 노출군’은 비노출군 대비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35%나 높았다.

반대로 과거에 간접흡연 환경에 있었으나 관찰 당시에는 벗어난 ‘과거 노출군’의 경우에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비노출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 3년 동안의 간접흡연 노출 상태 변화가 대사증후군 위험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간접흡연을 피한다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기간과 빈도, 시간 등에도 비례했다. 최효인 교수는 “되도록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흡연자들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간접흡연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