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30세 방사선사가 장기 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조석원(31)씨가 전북 익산 원광대병원에서 심장, 간(분할), 폐, 신장(좌우)을 6명에게 기증한 후 숨졌다고 6일 밝혔다. 원광대병원 방사선사로 일하던 조씨는 기증 일주일 전 근무를 마치고 길을 가던 중 차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전북 군산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조씨는 어린 시절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했지만, 진로를 바꿔 방사선과에 진학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미래를 성실하게 준비했다고 한다.
두 살 아래 조씨가 오빠 같았다던 누나 은빈씨는 기증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석원아. 더 재밌고 즐겁게 지내다 갔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철이 들어 고생만 하고 간 거 같아서 안타까워.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일 하고 갔으니 하늘나라에서 멋있었던 그 웃음 지으며 행복하게 잘 지내’라고 했다. 조씨의 동료 박광호씨는 ‘웃음이 많고 늘 주변을 먼저 생각하던 정이 많던 석원아! 우리는 네가 이곳에 없는 게 아니라 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생각할게’라고 했다. 조씨 가족들은 “비록 석원이는 떠나지만,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