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한 해 교통사고나 추락, 관통상 등 중증외상 사례가 6만8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해 전체 손상 환자는 약 288만명이었고, 그에 따른 진료비는 5조8000억원이었다. 또 70대 이상 고령자의 경우 낙상(추락)으로 중증외상을 입었을 때, 10명 중 7명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의 ‘제14차 국가손상종합통계’를 11일 발표했다. 질병청은 2013~2022년 10년간 누적 통계와 항목별 주요 결과에 대한 추세를 제시했다. 이번 통계에서는 외상등록체계(KTDB)를 자료원으로 추가하고,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과 지역사회 기반 중증외상조사 자료를 분석해 중증외상 집중 분석 통계를 제시했다.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따르면 2022년 중증외상에 따른 응급실 방문 사례는 6만7878건으로, 2014년(6만2667건)보다 8.3% 증가했다. 중증외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7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고, 50대 이상으로 갈수록 급증했다.

각종 사고, 재해 등 외부적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문제를 의미하는 ‘손상’을 경험한 환자는 2022년에만 288만1741명이었다. 이 가운데 2만6688명이 사망했다. 하루에 3581명이 손상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73명이 손상으로 목숨을 잃었다. 연간 진료비는 5조7966억원에 달했다.

손상 양상은 생애 주기별로 조금씩 달랐다. 아동·청소년기에는 아동 1000명 중 4명이 아동 학대를 경험했다. 학대 행위자는 100명 중 83명이 부모였다. 20대에서는 1만명 중 11명이 폭력·타살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30대는 1000명 중 7.7명이 교통사고에 따른 손상을 당했고, 40대는 1만명 중 5.3명이 자해·자살로 응급실을 찾았다. 50대 취업인구 1만명 중 43.9명은 산업재해를 경험했고, 60대 농업인구 1000명 중 28.3명이 손상을 경험했다. 70세 이상에서는 100명 중 3.9명이 추락으로 입원했다.

손상 원인별로 보면, 추락·낙상에 따른 사망은 2012년 2014명에서 2022년 2702명으로 2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사망(-47%), 익사(-34%) 등은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0~9세(1783건)와 70세 이상(1720건)이 다른 연령대보다 낙상으로 인해 응급실을 이용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70세 이상의 경우 추락으로 인한 중증외상이 발생했을 때 사망률이 7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외상 환자의 손상 원인을 살펴보면 교통사고로 인한 경우가 33.8%로 가장 많았으나, 사망률은 교통사고(52.1%)보다 추락사고(64.2%)가 더 높았다.

손상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2021년 기준 34.5명으로, OECD 평균(34.7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자해·자살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9.9명으로 OECD 38국 중 1위였다. OECD 평균(11.7명)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10~49세에서 손상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70% 이상은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이었다. 국가손상조사감시사업 중앙지원단장인 노영선 서울대병원 교수는 “여전히 손상은 젊은 연령층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다양한 손상 예방 수단을 개발하고, 효과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