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단이 소속 의대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일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대에서 학생들이 지나고 있다. 2025.3.27 /박성원 기자

서울대 의대 학생회 측이 전날(26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 등록 여부 관련 투표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이 등록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27일 전원에 가까운 학생이 등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의대도 투쟁 방침을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휴학’으로 변경하며 대부분 학생이 등록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학생들이 모인 ‘의정갈등 대응TF’는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진행한 등록·미등록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학생 645명 중 군휴학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은 학생을 제외하고 607명이 투표에 응했다.

‘복학원 제출 마감 시한에 기해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 대해 학생 399명(65.7%)가 ‘아니오’라고 답했고, ‘예’라고 답한 학생은 208명(34.3%)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학생이 1학기 등록을 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에따라 TF는 학생들에게 “금일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 및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달라”며 “등록 후 투쟁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 모두가 등록해 학교의 제적 조치를 피하란 얘기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현재 전국 의대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거나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의 ‘미등록 휴학’을 투쟁 방침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 의대에서 학생 과반이 등록을 마치며 ‘단일대오’는 깨진 상황이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전날 밤 학생들에게 투쟁 방침을 ‘등록 휴학’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복학 신청을 하지 않아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받은 연세대 의대 학생 398명(45.2%)의 대부분이 이날 학교에 등록을 받아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연세대 의대는 이들 학생들의 뒤늦은 등록 신청을 받아들일 지 검토 중이다.

연세대·서울대 의대 학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자 ‘미등록 휴학’ 투쟁을 기조로 삼았던 의대생들 모임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입장문을 내면서 이를 비판했다.

의대협은 “(연세대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39개 단위를 저버렸다”며 “본 협회는 연대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제적 협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한다”고 했다. 이어 “투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서울대와 연세대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서울의대 의정갈등 대응TF가 학생들에게 보낸 공지문.

존경하는 학생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의대 의정갈등 대응 TF입니다. 3/27 오전 8시에 기하여 서울의대 투쟁 방향성 수요조사가 종료되었고, 각 학년 대표로부터 수요조사 결과 수치를 전달받았습니다.

수요조사 항목과 전체학년의 총 응답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Q. 복학원 제출 마감 시한에 기하여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 (총 유효 응답 수: 645명, 645명 중 기존 휴학 승인(군휴학 등) 38명 제외한 607명 결과)

예: 208명 (34.3%)

아니오: 399명 (65.7%)

TF는 여전히 타 의과대학들과 같이, 적법한 휴학계를 바탕으로 한 미등록 휴학 투쟁이 정당하며, 최선의 대응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전체학년 휴학계 제출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다수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휴학 학생 회원은 미등록 휴학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각 학년별 공지방을 통해 학생회가 등록 절차에 대해 안내해 드릴 예정입니다.

금일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 및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등록 후 투쟁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본 TF는 학생 회원 여러분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