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미들턴(왼쪽 사진) 영국 왕세자빈과 미국 가수 겸 배우 설리나 고메즈(오른쪽 사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 건강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AP·로이터 연합뉴스
케이트 미들턴(왼쪽 사진) 영국 왕세자빈과 미국 가수 겸 배우 설리나 고메즈(오른쪽 사진)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 건강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AP·로이터 연합뉴스

해외에선 정신 질환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유명 인사들이 나서 자신의 정신 질환 경험을 밝히고 정신 건강 홍보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의 모친 마거릿 트뤼도는 2006년 자신이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앓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후 정신 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2019년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자신의 정신 질환 투병기를 담은 1인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마거릿 트뤼도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유명세가 아니었더라면 정신 건강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영국에선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왕실을 대표해 정신 건강 홍보 대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학창 시절 왕따 피해를 직접 겪은 경험이 있어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아동·청소년 정신 질환 전문 자선 단체인 ‘플레이스투비(Place2Be)’를 후원했다. 영국 왕실 차원의 정신 건강 캠페인 ‘헤즈 투게더(Heads Together)’에는 윌리엄 왕세자도 참여하고 있다. 영국의 자살률은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6명)보다 낮다.

미국의 유명 가수 겸 배우 설리나 고메즈도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2022년에는 그의 투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설리나 고메즈: 마이 마인드 앤드 미’)가 제작됐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고통스러워서 눈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의 과거, 나의 실수들이 나를 우울로 몰아넣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실제 연예인들의 정신 질환 고백이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2004년 1월부터 2010년 11월 우리나라의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은 인구 10만명당 5.4명이었지만, 배우 차태현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공개한 직후인 2010년 12월에는 10만명당 6.5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