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월 의정 갈등 사태가 시작되자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으로 정부와 맞섰다. 그러는 사이 졸업이 늦어졌고, 저마다의 계획이 무산됐다. 사직 전공의도 마찬가지다. 수련하지 못한 채 적게는 300만원을 받으며 피부과 등에서 일했다. 일부는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 1년을 보낸 뒤 복귀하는 의대생들에게 ‘의료계 강경파 선배’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 대표인 박단(대한의사협회 부회장)씨는 지난 28일 소셜미디어에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복귀하는 의대생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는 지난 1년간 소셜미디어에 정부와 교수들을 비판하는 글을 수없이 써왔는데, 이젠 복귀하는 의대생들도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선배들이야말로 팔 한 쪽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를 비판하는 말만 늘어놓으며 의대생과 사직 전공의를 묶어둔 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 한 의대 학생은 “박씨는 우리보고 ‘팔 한 짝도 안 내놨다’고 했는데, 우리는 황금 같은 1년을 허송세월했으니 손가락 하나는 내놓은 셈”이라면서 “선배들은 무엇을 희생했나”라고 말했다.
의료계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마찬가지다. 의협은 의정 갈등 내내 “정부의 의료 개혁 방안이 국민에게 피해를 끼친다”며 반대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안이나 협상안은 내놓지 못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한 후 “지금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의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임현택·주수호 전 의협 회장도 마찬가지다.
의사 면허도 없는 의대생들을 앞세우고, 휴학을 사실상 강요해 왔던 여러 선배는 계속 일하며 돈을 벌고 있다. 주 전 회장도 한 병원에서 봉직의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