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의 한 도서관 앞에서 어린이가 가방을 학부모에게 맡긴 채 줄넘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부모 3명 중 2명은 자녀의 성공과 실패를 부모 책임으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초기 성인기의 부모-자녀 관계와 사회 계층적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선영 부연구위원 등 연구팀은 작년 9월 19~34세 자녀가 있는 45~69세 장년의 부모 세대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자녀의 사회적 성취에 대해 부모가 어느 정도 책임을 갖는지 등을 설문을 벌였다.

조사 결과 설문에 응답한 부모의 66.9%는 ‘자녀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부모의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동의’가 58.1%, ‘매우 동의’가 8.8%였다. 연령별로 보면 55~59세(70.1%),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73.6%)에서 동의율이 높았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동의율도 상승했다. 보고서는 “부모의 양육과 지원이 개인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모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부모는 성인 자녀와 독립적인 관계를 맺어야하고, 부모가 자녀를 지원하는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모의 76.2%는 ‘부모와 성인 자녀는 서로 독립적인 관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모가 자녀를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은 7.4%, ‘자녀가 부모를 지원해야 한다’는 3.4%에 그쳤다ㅏ.

그러나 구체적 항목에 대해 자녀 지원할 의향이 있냐고 물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대학 교육 비용’ 83.9%, ‘결혼 비용’ 70.1%, ‘취업할 때까지 생계비 지원’ 62.9%, ‘주택 구입 비용’ 61.7%, ‘부모가 능력 있는 한 계속 지원’ 42.1% 등으로 조사된 것이다.

청년들도 생각이 비슷했다. 19~34세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청년 68.4%는 ‘부모가 자녀의 대학 교육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62.2%는 ‘자녀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때까지 부모가 생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결혼비용을 부모가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53.4%, ‘주택 구입 비용을 부모가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5.1%로 조사됐다. ‘자녀가 취업해도 부모가 여력이 있는 한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도 46.3%로 높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