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22만2000건)는 전년 대비 14.8% 증가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미혼 남녀 상당수는 여전히 결혼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해 10월 전국 20~44세 미혼·기혼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55.4%, 미혼 남성의 41.5%는 “결혼 의향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로 미혼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9.5%), ‘독신 생활이 좋음’(17%), ‘결혼보다 일 우선’(15.5%), ‘가부장적 가족 문화·관계가 싫음’(12.3%), ‘결혼 생활 비용 부담’(11.6%) 등을 주로 꼽았다. 미혼 남성은 ‘결혼 생활 비용 부담’(25.4%), ‘독신 생활이 좋음’(19.3%), ‘결혼보다 일 우선’(12.9%),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2.1%), ‘소득 부족(10.4%) 등을 이유로 들었다. 미혼 여성은 가부장 문화, 경력 우려 등의 이유를 남성보다 많이 꼽은 반면, 미혼 남성은 결혼 비용 부담이나 소득 부족 등의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협회는 “남녀 모두 독신 생활을 선호하고, 커리어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는 결혼이라는 선택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출산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미혼 여성의 59.1%, 미혼 남성의 41.6%가 “출산 의향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유로는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남 34.1%, 여 23.2%), ‘태어난 자녀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서’(남 23.7%, 여 23.6%) 등이 꼽혔다.
한편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여성의 94.5%, 남성의 90.8%가 영유아 돌봄 시기 유연근무제 사용을 희망했다. 선호하는 근무 유형으로 남성은 ‘재택근무’(35.1%), 여성은 ‘시간 선택제’(39.2%)를 가장 많이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