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대한의사협회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 /의협 제공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7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의협은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의협 대의원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은 의료현장의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며 “정책의 기획 및 집행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유사 사태 재발을 막고자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했다.

의협은 “정부는 (정책 추진) 1년이 지나도록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말라”며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호도하지 말고, 원상복구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발표를 없던 일로 하고, 의료계와 다시 논의해 정하라는 것이다.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동결했지만, 모집 인원만 늘었을 뿐 정원은 2000명 늘어난 대로 그대로니 이를 다시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대의원들은 “의협은 상실감에 빠진 젊은 회원과 의대생 치유에 온 힘을 쏟으라”며 “의협이라는 든든한 우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회칙을 바꿔 면허가 없는 의대 학생에게도 ‘준회원’ 자격을 부 여하기로 했다. 준회원은 회비 납부나 선거권 등 권리와 의무가 없는 소통 강화를 위한 상징적인 의미라고 의협은 설명했다.

의협은 대선을 앞두고 정책에 영향력을 가져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선 기간 제시되는 보건의료 공약들이 또 다른 의료 개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