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조선일보 오피니언 지면이 다채로운 색깔로 독자 여러분의 아침을 밝혀드립니다. 칼럼과 분석엔 더 날카롭고 준엄한 색을 더합니다. 읽을거리는 더 밝고 경쾌한 색을 입습니다. 신문 지면에서 만나 보지 못한 신선한 면면의 필자들이 아침 햇빛처럼 깊고 따뜻하게 스며드는 지식과 서정의 향연을 펼칩니다.
💎 北에 정의를 팔아 평화를 사겠다는 위험한 착각  북풍이 불 때 마다 하늘에서 낙엽처럼 '삐라'(북한의 대남 전단)가 떨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삐라를 손에 쥘 때 종이의 질감, 조악한 활자, 투박한 문투를 보면 북녘 땅에서 얼마나 비참한 삶이 펼쳐지고 있을지 상상이 됐습니다. 그 때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삐라는 이념의 백신이었고, 오늘날 북한 사람들에게 남한의 삐라는 자유의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최근 ‘남측 정부’가 휴전선 풍선 날리기를 불법화했습니다. 새해 처음 '朝鮮칼럼 The Column' 필진으로 합류한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는 "북한 ‘최고 영도자’의 비위를 맞춰 남북 관계를 개선한다는 순진한 계산속이 읽힌다. 결국 독재 정권을 강화해주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비판합니다. 

💎 베네수엘라의 '脫석유', 한국의 '脫원전'  사회주의 정권 이전, 하루 원유 생산량 세계 6위의 석유 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 요즘 이 나라가 석유 수출로 버는 돈은 경제 위기에 못 견뎌 탈출한 난민들이 고국으로 송금하는 달러보다 적습니다. 이념을 앞세워 산업을 재앙으로 몰아넣는 정책을 펴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 결과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습니까? 김정훈 경제부 차장은 베네수엘라의 탈석유와 한국의 탈원전을 비교하며 1년 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만난 한 현지인 사업가의 말을 떠올립니다. “좌파 정권이 달러(dollar paper)에서 화장실 휴지(toilet paper)까지 모든 걸 쥐고 통제하려 하니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능력이 없으면 그냥 놔둬야 한다.”
  
💎 코로나 백신 개발 이끈 유대인의 헌신  KOTRA 해외 무역관장으로 쌓은 경험과 현장 경제 감각을 두루 갖춘 '스토리텔러', 홍익희(69) 전 세종대 교수가 ‘신(新) 유대인 이야기’, 그 첫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을 이끈 유대인 학자들, 이를 가능케 한 유대인 특유의 전통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朝鮮칼럼 The Column] 독재자와 협상, 정의가 최고 카드다
💬  과거 ‘주사파’ 선봉장 노릇을 하던 오늘날 ‘남측 정부’의 주요 위정자들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라. 고작 전체주의 정권의 협박에 밀려 ‘표현의 자유’를 내팽개치나. “최고 영도자를 모독하는데 장사정포를 안 쏘겠냐?”는 내재적 접근법은 흘러간 자주파의 레퍼토리다. 매번 정의를 팔아 평화를 사려 했지만, 북한은 이미 핵 무장에 성공했다. 결국 핵 가진 전체주의 정권의 비대칭 군사 협박에 밀려 인류의 근본 가치를 내준 꼴이다.
[동서남북]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脫석유
💬 한국의 탈원전은 베네수엘라의 탈석유와 닮았다. 정책이라는 외피를 뒤집어 썼지만 결국 지지층 결속을 위한 이념이 산업을 재앙으로 몰고 있다는 점, 그 과정에서 전문가나 엔지니어 의견은 철저히 배제당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베네수엘라는 석유 산업이 망가져도 땅속에 있는 석유는 건질 수 있을 텐데, 한국의 원전 산업 생태계는 한번 망가지면 복구하기 쉽지 않아 더 악성이다.
[만물상] 비트코인 부활

💬  가상 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의 기세가 새해 들어 더 거세지고 있다. 3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3만4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2만달러 돌파 후 보름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발행 물량 2100만개 중 88%가 채굴돼 유통되는데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시가총액(6689억달러)과 비슷한 규모가 됐다. 2017년 한때 2만달러 가까이 치솟다 1년 만에 3200달러까지 주저앉았던 비트코인의 화려한 부활이다.
[사설] 조국·추미애 이어 박범계까지 3연속 ‘無法’ 법무장관
💬 대부분 국민은 역대 정부의 법무부 장관들은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수사를 하는 곳이 아니라 법무 정책을 펴는 곳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원래 그래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유독 문재인 정부에서는 임명되는 장관마다 불법, 탈법 시비가 끊이질 않는다. 대통령이 법무장관 자리를 정권 불법 수사를 막아줄 방패막이로 여기고, 자기 측근들만 줄줄이 심어왔기 때문이다. 검증은 실종되고 오로지 ‘코드’만 따졌다. 박 후보자에게서 드러난 부적격 사유도 대통령은 모른 척할 것이다.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1] 유대인의 믿음, 팬데믹마다 백신 열매 맺었다
💬 유대인들이 의학에 헌신한 역사는 오래되었다. 유대인 의사가 이렇게 많았던 것은 ‘티쿤 올람(Tikun Olam)’ 사상 때문이었다. 티쿤 올람이란 ‘세계를 고친다’는 뜻이다. 이 사상에 따르면,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셨으되 완벽하게 창조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창조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하느님의 파트너로 세상을 개선해 완전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유대인들은 인간의 병든 몸을 고치는 것도 '티쿤 올람'이라 생각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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