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서 봇물 터진 듯 활발해진 것이 개헌론이다. 소위 ‘87년 체제’를 청산하기 위해 헌법을 고치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직무 복귀를 전제로 남은 임기 중 개헌을 공언한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 대부분이 이에 호의적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한국 내에서 독자 핵무장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핵무장에는 반대하지만 언제든 핵무장에 나설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한미 원자력 협정...
세계는 지금 미국의 파격 행보와 변칙 전술 앞에서 숨죽이며 주변국을 곁눈질만 하고 있다. 동맹국들도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며 혹시나 성난 공룡을 자극할까 말을 아낀다. 지난 석 달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국체를 새로 짜고 국시를 뒤바꾸는 위로부터의 혁명이 진행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론이 코앞이다. 한국 사회는 이미 깊고 날카로운 균열 위에 서 있다. 서로를 향한 양극단의 분노는 이제 손가락질에서 주먹질로 번질 기세다. 이대로라면 판결 이후에 더 깊은 갈등과 혼돈의 수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진화심리학에 ...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대통령 탄핵과 계엄군 주요 지휘관들에 대한 수사로 이 나라 군 통수권과 군 지휘부가 대부분 마비 상태다. 마비라기보다는 하루아침에 별안간 증발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하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탄핵으로 모든 권한이 정지되었고, 대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막바지에 정국이 요동쳤다. 지난 8일에는 윤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석방됐고 13일에는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대통령실은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헌법재판소...
지난달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 전망을 1.9%에서 1.5%로 내리면서 기준 금리를 0.25%p 인하했다. 1%대 후반의 성장률이 우리 경제의 실력이며, 오랫동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울 투자를 못 한 결과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새로운 성장 동력의 부재”는 흔히 “지난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라시아 대륙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조속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낸 후 미·러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러시아를 중국으로부터 떼어낼 참이다. 미·중 경쟁을 미국 대 중·러 구도로 끌고 가는 건 하책(下策)이기 때문이다. 2014년 ...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칸 드림의 귀환’을 선언하고, 미국이 돌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14년 전,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미 안보보좌관은 2025년이 되면 “한때 21세기를 제패할 것이라 오만하게 선언했던 미국은 지배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예...
요즘 전국을 다니다 보면 달라진 지자체 간판을 자주 접한다. 무엇보다 ‘특별’이라는 말이 들어간 지자체가 크게 늘었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강원과 전북이 요 몇 년 사이 특별자치도가 되었다. 제주는 2006년부터 특별자치도이고 세종은 2012년 이후 특별자치시다. 17...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 끝나고 헌법재판소 변론은 막을 내렸다. 헌재가 지금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절반의 국민이 격노할 살벌한 상황이다. 단련된 법관이라 해도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민주사회 시민들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헌법재판관이라면 과연 어떤 원칙 위에서 어떤...
대한민국이 지금 겪고 있는 국가적 혼란과 위기는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일탈이나 거대 야당의 횡포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8명의 제6공화국 대통령 가운데 5명이나 탄핵·구속의 불행을 맞았다면 이는 사람의 문제를 넘어 87년 체제에 구조적 결함이 있음을 방증한다. 제...
어미 갈매기의 부리 끝에는 붉은 점이 새겨져 있다. 배고픈 새끼 갈매기는 그 붉은 점을 막 쪼아댄다. 그러면 어미는 마치 자동판매기처럼 자신이 물고 온 먹이를 토해내어 새끼를 먹인다. 1950~60년대에 동물학자 니코 틴베르헌은 이런 행동에 대해 짓궂은 의문을 품었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말괄량이 길들이기‘란 작품이 있다. 사납고 드센 말괄량이 신부감에게 청혼하려는 청년이 그녀를 길들이기 위해 더 거친 미치광이로 행세함으로써 기를 꺾고 얌전한 숙녀로 만든다는 얘기다. 국제 정치에도 이와 유사한 ’치킨 게임(chicken game)‘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사건 심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탄핵 반대 기세가 여전하다. 최근엔 우파 진영이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광화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 때부터 존재감을 높인 전광훈 목사가 주축이 된 ‘전통파’이고, 여의도...
경기가 너무 나빠 소상공인과 건설업체들이 견딜 수가 없으니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은 썩 맞는 말이 아니다. 정부가 시기 조정이 가능한 예산의 67%를 상반기에 당겨 집행하고 있으니 17% 정도 추경을 한 셈이다. 추경은 어차피 하반기에 쓸 돈이다. 정부 여당이 추경...
적 항공기가 아군 레이더망에 포착되었을 때, 군사 강국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무기 체계로 대응한다. 지대공미사일, 공대공미사일, 대공포를 쏘거나, 적의 GPS 신호를 방해하여 전투기의 항법 시스템을 오작동하게 할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시작...
지금 한국은 ‘헌법이 구타당하는 시대’다. 얼마 전 서부지법 난입 사건은 ‘법의 통치’(rule of law)가 무너지는 전조다. 그 불길이 이제 헌법재판소로 번지고 있다.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한 지난해 이종석 전임 헌재소장의 퇴임사는 예언적이었다. 그는 ‘사법의 ...
시론 성격의 칼럼을 정기적으로 쓰는 이에게 요즘 같은 대통령 탄핵 정국은 적잖이 난감하다. 사람들의 이목이 일제히 집중된 현안에 목소리 하나 더 보태어 뭘 할까 싶다가도, 그것을 피하자니 초미의 국가적 관심사에 혼자 무심한 듯 보일까 신경 쓰여서다. 지난 두 달 가까이...
여섯 시간 깜짝 계엄이 환(幻)처럼 왔다 간 후 대한민국엔 기상천외의 정국이 펼쳐졌다. 대통령이 “패악질을 일삼은 반국가 세력 척결”을 외치며 국회에 계엄군을 진입시킬 땐 왕당파와 의회파가 충돌하던 1640년대 잉글랜드 내전이 연상되었다. 공수처가 경찰 수천 명을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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