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 정권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했다. 미 정국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우리도 지난 몇 년간 손상된 양국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한·미 동맹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놓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꽉 막힌 북핵 문제, 남북 관계에서도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특히 바이든 외교 안보팀 면면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 그린필드 유엔 주재 대사 등 주요 내정자들은 모두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동맹을 존중하고 다자주의와 자유 경제 체제를 중시하는 인물들이다. 북핵 문제에서도 트럼프식 톱다운 방식을 비판하며 강력한 대북 제재가 뒷받침된 협상을 강조해왔다. 김정은을 ‘최악의 폭군’으로 규정한 적도 있다. 더 이상 미·북 정상의 러브레터 같은 보여주기 쇼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 팀을 상대해야 할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트럼프식 깜짝 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트럼프 정부와 이뤄낸 (대북) 성과가 잘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바이든 행정부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노력을 지속하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김정은 쇼로 북핵은 오히려 증강됐고 우리 대북 감시 능력에만 구멍이 뚫렸는데 이를 ‘성과’라며 이어가자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은 국제사회 대북 제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북에 물물 교환, 관광, 경협, 연락사무소 재개를 구걸하다시피 한다.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도 도 넘은 대북 저자세에 혀를 차고 있다. 제재를 통한 북핵 해결을 기본 입장으로 하는 바이든 외교팀은 이를 어떻게 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