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중증 환자가 5일 연속 800명대 후반을 기록하면서 의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국의 코로나 중증 병상 1276개 중 1054개를 사용해 병상 가동률이 82.6%를 기록 중이다. 급격한 코로나 확산세를 고려할 때 전국 가동률이 포화 상태를 의미하는 85%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코로나 환자도 1533명에 이른다.
코로나 환자 치료만 위태로운 것이 아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 치료에 치중하면서 일반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이른바 ‘컬래터럴 대미지(Collateral Damage·부수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코로나 중환자 등을 위해 병상을 차출하면서 일반 환자들이 입원할 병상이 부족해졌다. 최근 정부는 대학병원 등에 전체 병상의 4%까지 중환자 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병원들이 일반 중환자실을 축소하면서 환자들이 입원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반 환자들이 아파도 갈 곳이 없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있는 음압실 7개가 거의 매일 코로나 환자로 채워지는 바람에 중증 외상과 뇌출혈, 패혈증 등 음압실이 필요한 다른 환자들이 이를 쓰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고 한다.
의료진 문제도 심각하다. 병상이 있더라도 병상을 가동할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병상을 확보하라고만 하지 인력 대책에는 손을 놓고 있다. 병원들은 일반 환자를 보던 의료진을 코로나 인력으로 차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반 환자는 받지 않거나 수술을 미루는 방식 등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계 얘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지금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나중에 이번 겨울 사망 통계를 보면 분명히 사망자가 상당히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일반 환자 사망률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코로나 치료 때문에 일반 환자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통계가 거의 전무하다. 중환자 병상 중 코로나 환자가 쓰고 있는 병상 비율 등 병상 운영 상황, 주 단위 전체 사망자 증감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코로나 상황에서 일반 환자들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