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850명으로 집계된 15일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리역사문화공원 드라이브스루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8000명, 위중증 환자가 1000명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결국 ‘위드 코로나’를 철회하기로 했다. 밀려드는 환자로 병원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곳곳에서 입원할 병상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한 지 40여 일 만에 하루 확진자는 4.7배로, 위중증 환자는 3배로, 사망자도 9배 이상 늘어났다.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허둥대기만 했다. 결국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선회하기로 했다. 지난 6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당초 수도권 8명·비수도권 10명에서 각각 6명·8명으로 축소한 지 일주일여 만에 추가 조치를 내놓는 것이다. 그동안 준비 부족 상태에서 위드 코로나를 밀어붙여서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린 다음에 더 강력한 거리 두기로 돌아가는 셈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방역도 일상도 다 놓쳤다.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을 이미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까지 나서 “5000명, 1만명까지도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대비했다”고 했다. 그런데 도대체 뭘 대비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감염병 대응의 기본인 병상 확보는 물론 재택 치료 준비, 방역패스 시행 등이 준비 미비로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불편하게 했다. 늘어나는 확진자와 위증증 환자에 국민이 불안해하는데도 어떤 지침을 기다리는지 ‘상황을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부는 이제 와서야 연말까지 중등증 이상 병상 5800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하니 할 말을 잃는다. 지금 제동을 걸어도 위중증 환자 수는 확진자 숫자를 2~3주 시차를 두고 따라가기 때문에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확진자 1만명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해명이라곤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 병상을 준비했는데 중증화율이 2∼2.5%로 높아졌다”는 것뿐이다. 사실상 준비한 것은 없고, 인구 대비 접종률 70%를 믿고 확진자가 늘어나도 감당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니 대처가 어렵다고 고백하는 셈이다. 60~74세가 맞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것이 확인된 다음에도 미적거렸다. 정부 행태를 보면 무슨 도박을 벌이다 실패한 사람들 같다. 무엇을 위한 도박이었나. K방역 자랑 때문에 도박을 한 건가, 다가오는 대선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도박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