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12월 21일 아들 취업 과정에서 '아빠 찬스' 논란으로 경질됐다./연합뉴스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아들 취업 과정에서 ‘아빠 찬스’ 논란으로 경질됐다. 아들은 입사 지원서에 “아버지께서 현 민정수석이신 김진국 수석입니다” “아버지께 잘 말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랬는데도 지원서를 낸 기업 5곳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이재명 대선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부총리 아들의 특혜 입원 논란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청와대는 경질 외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민정수석 자리는 ‘흑역사’라는 말 외엔 할 것이 없다. 시작은 조국 초대 민정수석이었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비리 비호가 조 수석 재직 시절 벌어진 일이다. 민정수석은 이런 일을 막으라고 있는 자리인데 그 반대가 됐다. 그는 유재수씨 비리를 확인하고도 민정수석실 특감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다음 김조원 민정수석은 서울 강남 아파트 두 채를 지키려고 청와대 수석 자리를 던진 사람이다. 한 채를 처분한다고 하면서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비싸게 내놓기도 했다. 김종호 민정수석이 4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가 잇달아 제동이 걸린 것과 관련 있을 것이다. 신현수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뜻을 받든 법무장관과 충돌하다 옷을 벗었다.

문 정권 민정수석 5명 전원이 각종 추문과 논란에 연루된 것은 이유가 있다. 민정수석은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내 공직자 비리를 감시하고 사정 기관을 조정하는 자리다. 대통령 인사 검증도 주요 임무다. 자기편이라도 엄단하겠다는 의지와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만 골라 민정수석으로 기용했다. 조 전 수석은 2012년 대선 무렵부터 직접 알았고 다른 4명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경험이 있다. 민정수석 업무에 맞는 공적 능력보다 사적 인연을 앞세운 것이다. 애초에 민정수석들이 제 역할을 할 리가 없었다.

이러니 민정수석실은 5년 내내 문제만 일으켰다. 자기편만 감싸다 인사 검증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려고 선거 공작을 총지휘한 곳이 민정수석실이었다. 대선 여론을 조작한 드루킹 일당이 공직에 기용해 달라며 인사를 추천하자 민정비서관이 달려나가 면접을 봤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불법 출금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민정비서관도 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범의 아내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기까지 했다. 민정수석실이 비리와 추문 소굴이 된 것은 한마디로 문 대통령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