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창고에서 청소노동자들과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웃으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이 의원은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손쉬운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의원이 됐다. 이것도 초유의 일인데 이제 지방선거 패배 한 달 반 만에 당권까지 쥐겠다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많은 언론이 ‘방탄용 출마’라고 지적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수많은 의혹을 의원직과 당 대표직으로 방탄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방탄용 배지에 이어 방탄용 대표 출마”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의원은 현재 6건의 부정·비리 혐의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의 최대 쟁점이었던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는 사업 전반을 지휘한 이 의원 앞에서 수사가 멈춰서 있다. 이 의원은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성남 백현동 개발 과정에선 시행사가 이 의원의 선대본부장 출신을 영입한 뒤 자연녹지가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상향되는 특혜를 받았다. 최근엔 이 의원과 핵심 측근이 용도 상향에 결재한 서류가 발견됐다. 이 의원이 구단주를 지낸 성남FC가 관내 기업 등에서 받은 후원금의 배경과 사용처를 놓고도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의원의 선거법 위반 재판 때 변호사비를 다른 기업이 대납했다는 의혹은 검찰이 수사 중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상당한 변호사비에도 이 의원 재산이 변하지 않은 것을 보면 누군가 대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 부인의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사용에 대해선 김동연 경기지사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 의원은 “정적에 대한 음해”라고만 한다.

이 의원이 대선에서 패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숱한 의혹들 때문이다. 그런 그가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대표가 되겠다면 이 의혹부터 푸는 것이 순서다. 수사를 자청해 의혹을 소명하면 국민의 시선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방탄용’ 출마를 자인하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