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일부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스토킹하듯 괴롭히고 있다. 이들은 문자 폭탄을 보내는 수준을 넘어 카메라를 들고 지역구 행사나 개인 일정까지 쫓아와 반말과 욕설을 퍼붓는다고 한다. 이런 일은 지난달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나온 뒤 빈번해졌다. 이탈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들을 색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으로 규정해 공격하는 것이다. 개딸들이 집 현관문 앞까지 찾아와 크게 놀랐다는 비명계 의원도 있다.
개딸들의 행태는 폭력적 응원단을 뜻하는 훌리건과 다를 바 없다. 이들은 이 대표나 친명계 의원들에게 비판적 발언을 하는 정치인들을 ‘수박’ ‘X파리’ 등으로 비하하며 문자 폭탄과 함께 욕설을 의미하는 ‘18원’ 후원금을 보낸다. 이런 공격을 받은 정치인들은 언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과거 각목을 들고 폭력을 일삼던 정치 깡패들의 모습을 이제는 극성 팬덤에게서 보고 있다.
이런 악성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는 합리적 이견 조정이 불가능하다. 지금 민주당의 상태가 그렇다. 개딸들에게 휘둘리며 민심과 상식에서 멀어지고 있다. 대선에서 패하고도 반성은커녕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 처리했다. 선거에 진 지 2개월 만에 이 대표를 국회의원, 5개월 만에 당대표로 만들었다.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내용의 당헌도 고치려 했다. 여기엔 민주당 의원들이 개딸들의 눈치를 본 영향도 없지 않았다.
민주당은 작년 대선 전까지 5년간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제1당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모든 선거에 패하고 있다. 지금은 방탄 논란, 사당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지율은 계속 떨어진다. 민생과 협치는 외면한 채 홍위병 같은 극렬 지지층 눈치만 본 결과 아닌가. 계속 이런 식이면 국민의 반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