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2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동거남 A씨가 황보 의원 묵인 아래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 사무실 경비 등을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의원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관용차를 타고 개인 행사에 참석하고, 다른 보좌진에게 사진 촬영과 통역까지 시켰다고 한다. 주말에 개인 용도로 관용차를 부리고, 국회 사무처에서 지원되는 의원실 운영비로 KTX를 이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사실이라면 범죄다. 황보 의원은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동거남 관련 의혹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의원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실에서 입법 활동을 위해 쓸 돈과 사람이 부족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의원당 보좌관 수가 2~5명에 불과하다. 일본도 3명이고 더 쓰려면 자비로 고용해야 한다. 스웨덴은 의원 4명당 보좌관 1명이다. 우리나라는 의원 1명당 보좌관이 9명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처럼 보좌관이 많은 나라는 찾기 힘들다.

국회의원이 보좌진을 사적으로 활용해 문제 된 게 한두번이 아니다. 의원 배우자나 자녀의 개인 용무, 집안 행사에 보좌진을 동원하는 경우는 흔하다. 아예 가족을 보좌진으로 고용해 국민 세금을 빼먹은 경우도 있다. 2016년 의원의 딸·친동생 채용 사건 이후 4촌 이내 친인척 채용 금지법이 만들어졌다. 친인척이 사라지니 이제 동거남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