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20일 “킬러 문항을 없앤다고 사교육비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사안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라며 “최악의 교육 참사”라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와 기존 수능 기조 유지도 요구했다. 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 때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능을 개편하고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고 국민 앞에 공약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문제 의식, 해법과 차이가 없다. 그런데 지금 최악의 참사라고 한다면 제 얼굴에 침 뱉기밖에 더 되나. 이들은 이런 일이 밝혀져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이 대표는 대선 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했다. 그런데 막상 자신의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단 하루도 빠짐없이 방탄 국회를 열고,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뒤에 숨었다. 불체포특권을 이용해 구속을 피하고 나자 다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이 대표는 대선 때는 종부세·재산세 완화를 위한 부동산 공시 가격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우더니, 대선이 끝나자 ‘부자 감세’라며 입법에 반대했다. 소형모듈원전(SMR) 연구·개발 추진 공약도 선거 이후 반대로 돌아서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려 했다. 대선 때는 김포공항을 “중국·일본 등과 직통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하더니 두 달 뒤 인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수명을 다했다”며 없애자고 했다. 경북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공존한다”고, 광주에선 “죽어도 애도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만큼 쉽게 말을 바꾸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킬러 문항 폐지와 사교육 해소를 공약한 것은 옳은 방향이었다. 그런데 새 정부가 한다고 하니 자신들이 공약했던 사실조차 잊고 ‘최악 참사’라고 한다. 민주당의 무조건 반대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라도 학생 학부모들을 사교육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 줄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