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영웅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되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극렬 지지자들이 악플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와 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역도 선수가 뭘 안다고” “운동 선수가 뇌까지 챙기며 살긴 어렵다” 등 스포츠를 비하하는 인신 공격성 글이 쏟아졌다. “2찍이었나” “윤석열 부역자” “친일파 전향”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2찍’이란 대선에서 기호 2번 윤 대통령을 찍은 국민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한다. 민주당도 이번 인사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어떻게 하나같이 자격 없는 사람만 고르나”라고 했다. 장미란 차관이 도덕성이나 자질에 흠이 있다면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윤 정부에서 차관으로 발탁됐다는 이유만으로 매도한다. 우리 사회의 병적 현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발탁된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 교수가 과거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유키즈

장 차관은 올림픽에서 금·은·동 메달을 획득하고 세계선수권에서 4회 정상에 오른 선수였다. 다른 경쟁자들은 약물 복용으로 줄줄이 메달을 박탈당했지만 그는 페어 플레이의 상징 ‘내추럴(natural)’로 불렸다. 상대방에게 박수를 보내고 실패해도 남 탓 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성실한 모습으로 2012년 올림픽 국민 호감도 1위였다. 선수촌에선 후배들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하는 큰 언니였다.

그는 은퇴 후 스포츠 행정을 공부했다. 석·박사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된 뒤 미국 유학도 다녀왔다. 장미란 재단을 설립해 비인기 종목 선수와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했다. 탈북 청소년과 학교 폭력 피해 학생, 소외 지역 아이들과 함께 6년간 ‘장미 운동회’를 열었다. “제가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려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편향적 정치 활동을 한 적도 없다. 자질·능력, 도덕성 면에서 하자가 없다. 문재인 정부도 수영 스타인 최윤희씨를 문체부 차관에 발탁했었다. 당시 민주당은 “현장과 행정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고 했다. 편 가르기 대신 30대 청년 인재가 스포츠 행정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격려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