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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에 앞서 출입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12.20./뉴시스

국민의힘이 지난 14일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사과의 진정성이 있다”며 공천을 유지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이다. 논란을 뭉개다가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뒤늦게 공천을 번복한 것이다. 과거 인터넷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라고 쓴 장예찬 후보 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들은 5년 안팎 전에 나온 것들이어서 인터넷에 후보 이름만 쳐봐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사전 검증을 하기는 한 건가.

이런 가운데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입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고 한다. 군사정권 시절 정보사 군인들이 군에 비판적 칼럼을 쓴 기자를 습격한 ‘정보사 회칼 테러’를 언급한 것이다. 황 수석은 농담이라고 했다지만 이런 농담도 있나.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반언론적 망언인지도 모르는 사람인가. 언론 단체들이 “언론계 전체에 대한 협박”이라며 황 수석 사퇴를 촉구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황 수석은 같은 자리에서 5·18과 관련해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며 북한 배후설도 거론했다고 한다. 아무리 비보도를 전제로 한 비공식 식사 자리라 해도 대통령의 주요 참모는 언론 앞에서 할 말, 안 할 말은 구분해야 한다. 가뜩이나 정치권의 막말 논란이 비판받는데 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 참모가 입조심은커녕 사려깊지 못한 발언으로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해병대원 사망 사고 수사 외압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하고 굳이 급히 출국시켜 비판을 받고 있다. 잠시 잠잠하던 윤 대통령의 부정적 측면이 다시 부각돼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들이 전전긍긍한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불거진 여러 문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