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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은 서울 강북을 전략 경선 참여 뜻을 밝혔다. /뉴스1

민주당이 ‘DMZ 지뢰 목발 경품’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봉주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하고 새 후보를 전략 경선으로 뽑기로 했다. 경선에서 정 전 의원에게 패한 박용진 의원이 공천을 승계하게 하지 않고 박 의원과 민변 출신의 조수진 변호사 두 사람을 경선시킨다는 것이다. 반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선 경선 부정이 확인된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차점자에게 공천을 줬다. 같은 날 같은 회의에서 한쪽은 재경선, 다른 한쪽은 차점자 승계란 정반대 결정이 나왔다.

육상·쇼트트랙 같은 경기에서 1등 선수가 반칙 등의 이유로 실격하면 2등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 세상 사람이 모두 수긍하는 상식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 상식을 순천에만 적용하고 강북을은 예외로 했다. 특정인을 공천에서 배제하기 위한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박 의원이 2021년 대통령 후보 경선, 2022년 당 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에게 맞섰고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는 등 이 대표의 당내 경쟁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 치러질 강북을 경선에서 박 의원과 맞붙는 조 변호사는 옛 통진당 이정희 전 대표가 민노당 의원일 때 보좌관을 지냈다. 이재명 대표 팬카페엔 ‘조수진 몰빵 가자’는 등 박 의원을 떨어트리자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박 의원은 언론·시민단체 평가에서 상위 10%에 속할 정도로 의정 활동이 뛰어났지만 민주당의 의원평가에선 ‘하위 10% 평가’를 받아 30%를 감점받았다. 반면 조 변호사는 ‘여성 신인 가점’을 받아 25%의 추가점을 갖고 경쟁한다.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22년 당 대표 경선에서 박 의원에게 승리한 뒤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박 의원 공천 승계를 거부하면서 “어떤 경기에서도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순천엔 차점자를 공천해놓고 이런 억지 논리를 편다. 차라리 ‘박용진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솔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