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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 /뉴스1

법무부가 13일 검사장급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됐다. 김 여사 관련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4차장 검사도 모두 교체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지휘 라인을 다 바꾼 것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송 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이동하는 등 교체된 수사 지휘 라인 검사들이 다 승진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통상적인 인사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검사장급 인사는 보통 1월 말이나 2월 초쯤 이뤄진다. 그 시기도 지났고 특별히 인사 필요성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박성재 법무장관도 지난 2월 취임 직후 “인사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오는 9월이면 임기(2년)가 끝나는 만큼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김 여사가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는 지휘 라인을 다 교체한 것이다. 다른 배경이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송 지검장은 애초 ‘윤석열 라인’이었지만 올해 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송 지검장을 교체하려 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이 반대해 무산됐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총장을 보좌해온 대검 참모들을 대거 교체하고, 송 지검장까지 전격 교체하면서 모두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 지검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동 때 윤 총장의 ‘오른팔’인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일했던 사람이다.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김 여사 관련 수사 책임자로 앉힌 모양새가 됐다. 수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려 특검 논란에 더 불을 지피는 결과가 될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