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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이달 중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다자 외교 순방에 김건희 여사가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김 여사의 활동·일정 등을 관리할 제2 부속실을 만들면서 집무실은 별도로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김 여사가 대통령실로 상시 출근해 활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제2 부속실도 과거 정부의 3분의 1 규모로 해외 정상 부인 접견실만 둘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개인 휴대폰도 없앤다고 했다. 외부인과 잦은 통화와 텔레그램 대화로 구설에 오르거나 논란이 일어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약속한 사항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아내의 처신이 잘못됐다”며 사과했지만 구체적 의혹엔 “침소봉대” “악마화”라고 반박하며 김 여사를 감싼다는 인상을 줬다. 대통령실이 제2 부속실 설치와 김 여사의 순방 불참, 대외 활동 중단, 개인 휴대폰 폐기 등 실질적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김 여사 국정 개입에 대한 국민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김 여사가 대선 때 “조용히 성찰하며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이라도 지켜야 한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약속도 조속히 실천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김 여사 명품 가방이나 국정 개입 논란은 막을 수도 있다. 그동안 여야는 관련도 없는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을 연계하며 2년 넘게 추천을 미뤄왔다. 그럴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지 않고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민주당이 추천을 미룬다면 윤 대통령이 더 적극 나서서 특별감찰관 역할을 할 사람을 자체적으로라도 임명했으면 한다. 그러면 국민 신뢰는 더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