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민주당은) 성장을 외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실제로는 규제를 남발”한다며 “선거만 머리에 있을 뿐 국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이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할 것처럼 하다가, 노동계 반발에 없던 일로 만든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얼마나 다른지 묻게 된다.
올 들어 나라와 국민에게 필요한 연금 개혁, 추경, 상속세법 개정, 근로소득세 개편 등은 모두 민주당에서 먼저 꺼내든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는 통상 특위를 만들자는 제안도 민주당이 먼저 했다. 민주당 주장의 타당성이나 진정성과는 별개로 일을 하는 쪽은 민주당이고 아닌 쪽은 국민의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에서 그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885억원 적자가 쌓이고 있는 국민연금 개혁은 나라가 살기 위한 ‘응급수술’과 같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시간이 걸려 언제 될지도 모를 주장만 하면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추경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전체 그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시간만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만들어 의원 약 80명의 동의를 받았다고 한다. 문 대행이 국힘 지지층에서 혐오 대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야권이 192석을 차지한 국회에서 문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없다. 민주당의 연쇄 탄핵병을 비판해온 국힘이 뒤늦게 따라 하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힘은 최근 극단적 과장과 거짓으로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들 주장도 따라 하고 있다. 밑도 끝도 없는 중국 연계 부정선거를 주장하더니 유튜브에 나돈 문 대행 관련 가짜 사진을 믿고 논평을 내기도 했다. 여당이 가장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민주당과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바뀌는 것이지만 정당이 하는 일 없이 다른 당이나 유튜버들의 잘못된 행태를 따라 한다면 지지를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