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김일성 정치대학을 방문한 김정은이 학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중국 원양어선을 타는 북한 선원들이 8~10년간 배에서 단 한 번도 내리지 못하고 노예 노동에 시달린다는 증언이 나왔다. 중국 원양어선에서 일했던 동남아 선원들은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 단체 ‘환경정의재단(EJF)’ 인터뷰에서 “8년간 땅을 밟지 못한 북한 선원과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북 노동자는 최대 10년간 이런 식으로 원양어선을 탄다고 한다. 7년간 아내와 단 한 번도 연락하지 못했다는 북 선원과 일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북 선원이 입항해서 배에서 내리면 탈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휴대전화 소지도 금지된다. 배에서 하루 5~6시간만 자고 일하지만 제 손에 떨어지는 돈은 거의 없고 바로 북한 정권으로 송금된다고 한다. 보다 못한 선주가 월 50달러를 준 경우가 있다고 한다. 역사상 사람이 10년간 배에서 내리지 못한 적이 있었나. 아무리 북한 주민들이 노예라고 해도 이것은 상상도 하기 힘든 지옥이다.

그런데도 북 선원들은 쉬는 시간이면 김정은 연설 동영상을 보고, 정자세로 서서 북한 국기를 보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태어날 때부터 세뇌를 당해 노예가 자신이 노예인 줄도 모른다. 서로 사상을 감시해야 한다. 가족 걱정에 꼼짝달싹 할 수 없다.

러시아의 북 건설 노동자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6시간 일한다”고 했다. 쉬는 날은 1년에 3일 정도다. 다쳐서 일을 못 하면 폐물 취급받는다. 러시아 벌목공으로 탈출한 사람은 “짐승처럼 살았다”고 증언했다. 중국의 북 노동자들은 벌집 같은 곳에 갇혀 지낸다. 여성 노동자는 성적으로 학대당한다. 월급은 업종·지역에 따라 500~3000달러인데 80~90%를 충성 자금 등 각종 명목으로 북한 정권에 빼앗긴다.

북 노동자 해외 고용은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이지만 중국·러시아는 무시한다. 중동 등 국가는 중국 업체가 북 노동자를 쓰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체한다. 그 사이 전 세계로 송출된 북 노동력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파병 북한군도 김정은 금고를 채우고 있다. 김씨 왕조의 또 하나의 본질은 ‘노예 무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