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직무유기이자 국헌 문란이라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경찰이나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나 당신을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라”라고 하는 것은 폭력 영화에나 나올 법한 대사다. 이런 노골적인 협박과 극언은 대통령 대행이 아니라 일반에게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협박을 국회를 장악한 정당의 대표가 공공연히 하고 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선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지금 이 나라의 현실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당 회의에는 신변 위협 때문이라며 방탄복을 입고 나왔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몸조심하라”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1월에도 최 대행이 위헌적 요소를 뺀 특검안을 요청하자 “대한민국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했다. “최 대행의 내란 행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수시로 탄핵 겁박도 했다. 헌재를 향해서도 연일 대통령 신속 파면을 압박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 대행) 탄핵에 대해 늘 진심”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실제로 최 대행 탄핵 소추를 결정하면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에 이어 최 대행까지 직무 정지가 된다. 대행대행대행 체제가 되는 것이다. 이래서 국정이 온전할 수 있나. 국격과 신용등급도 추락할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조급증 때문일 것이다. 오는 26일 2심 판결이 다가오자 그 전에 헌재 결정을 이끌어 내려고 온갖 무리수를 다 쓰고 있다. “몸조심하라” 협박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자신에 대한 재판은 한없이 지연시키면서 대통령 탄핵 심판은 빨리 하라고 안달하고 있다.
탄핵 심판은 신속성보다 법리에 어긋나지 않고 흠결이 없어야 한다. 헌재 심판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려고 최 대행과 헌재를 공공연하게 겁박하는 것이야말로 반헌법적 국헌 문란이 될 수 있다. 국정 안정과 국민 통합도 해치는 일이다. 이 대표는 말로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해놓고 실제 행동은 정반대로 하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 대행에게 위해 협박까지 하고 있다. 할 말을 잊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