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0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환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만나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 세상이라 사실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이 대표의 민주당은 이런 당연한 말과는 정반대로 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보다 발목을 잡는 입법만 하고 있나.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가 연구개발 분야에 한정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 달라고 하는데도 민주당은 노조 입장만을 대변해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중국·대만 등의 경쟁 기업은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데 어떻게 경쟁이 되겠나.

주 52시간 예외를 3년 한시적으로 해보고 노조 주장대로 문제가 생기면 그때 폐지하자는 대안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무조건 거부하고 있다. 노조 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은 19일 주주와의 대화에서 “생존력 확보 위기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를 생존 위기로 몰고 있는 이 대표가 어떻게 삼성전자 앞에서 ‘국제 경쟁력’ 운운할 수 있나.

민주당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방 처리한 상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 개정안은 커다란 법적 불확실성 리스크를 지운다고 기업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기업 말만을 들을 수는 없지만 이렇게 기업 얘기를 철저히 무시한다면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

최근의 상속세 완화 논의에서도 민주당은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가업 계승이 어렵다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부자 감세’라며 외면하고 있다. 대주주 지분 상속 때 주식 가격을 20% 높이는 ‘최대 주주 할증’ 제도를 폐지하자는 정부안에도 반대한다. 평생을 바쳐 회사를 일궈도 상속세 때문에 후대에 물려주지 못하고 팔아야 한다면 근로자와 국가 누구에게 이익인가.

이것도 모자라 민주당은 노조에 불법 파업의 자유를 준다는 노란봉투법도 재발의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를 찾아가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한다. 얼굴이 두껍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