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0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제2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으로 숨진 영웅 55인을 추모하기 위해 2016년 시작한 이 행사에 이 대표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념식 참석 전 열린 민주당 회의에서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서 서해 바다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목숨을 바쳐 산화한 55인의 용사들과 모든 장병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병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서해는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로 여전히 수난 중”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영토 주권 침해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우리의 서해 바다를 더욱 공고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정당 대표라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러나 이 대표와 민주당의 이 말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온갖 괴담, 음모론을 더 믿는 듯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중 3년을 기념식에 가지 않았다. 총선을 치른 2020년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던 2021년 기념식에만 참석했다. 2022년 8월 당대표가 된 이 대표도 2023년과 지난해 기념식에 연속 불참했다. 2023년 6월 이 대표가 당 혁신위원장으로 지명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은 천안함이 “미(美) 패권 세력들”에 의해 “자폭”된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그를 해촉하라 요구하자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하느냐. 부하들 다 죽이고”라는 막말을 했다.
이 대표가 이날 밝힌 입장은 민주당의 변치 않는 지침이 돼야 한다. 괴담으로 서해 영웅들을 비방 모욕하는 일이 다시 없어야 한다.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이 구조물들을 철거하지 않으면, 우리도 비슷한 구조물을 설치해 비례 대응하는 데 민주당도 찬성해야 한다. 아무리 한중 관계가 중요해도 우리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행위마저 방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