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부터 -0.2%->0.1%->0.1%->-0.2%의 저조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률이 4개 분기 내리 0.1% 이하를 기록한 것은 IMF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없던 일이다. 당시 성장률은 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빠르게 회복됐다. 반면 지금은 만성 ‘저성장 시대’가 현실로 닥쳤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내수와 수출 모두 무너졌다.

2분기에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고 이것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발 관세 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면 이는 곧 ‘경기 침체’로 진입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계엄의 영향과 관세 충격으로 경제가 스스로 반등할 여력이 없다. 추경안부터 신속히 확정해야 한다. 한은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미 통상 회담에서 자동차·철강의 품목별 관세 25%부터 ‘적용 예외’로 인정받도록 총력전을 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한국의 경쟁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이른바 ‘피크 코리아(Peak Korea)’ 주장에 경제 전문가 3명 중 2명꼴로 ‘어느 정도 동의’(52.3%)하거나 ‘매우 동의’(14.4%)한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는다’(31.5%)는 응답을 압도했다.

일하기보다 노는 데 더 정신이 팔려 있고, 일한 것보다 돈 더 달라고 파업하고, 그런 풍조에 정치권이 포퓰리즘으로 기름을 붓고, 새로운 혁신은 나오는 것마다 싹을 자르는 나라가 갈 길이 어디겠나. 이 상황에서 정치권은 대선용 주 4일제 경쟁을 시작했다. 충격적 저성장은 올 것이 온 것뿐이다. 이대로 가면 1년 저성장이 금세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