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언론사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고 한다. 핵심 참모인 손영택 총리 비서실장이 28일 사임했고, 다른 정무직 참모들도 곧 사퇴해 캠프를 꾸릴 것이라고 한다.

한 대행 출마설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관련 질문을 받으면서 본격화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이 출마를 지지했고 국민 추대위도 출범했다. 한 대행은 “출마 결정을 안 했다”고 했지만 국내 산업 현장을 돌며 외신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과 주한 미군 등 무역·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누가 봐도 정치적 움직임이었다.

한 대행과 최종 단일화에 유보적이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입장을 바꿨다. 지금은 경선 후보 4명 전원이 최종 단일화를 수용한 상태다. 한 대행은 일단 무소속으로 나선 뒤 내달 3일 결정되는 국힘 대선 후보와 여론조사 등으로 단일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행은 장관·주미 대사·경제 부총리·총리를 두루 거쳤다. 트럼프가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들고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풍부한 국정 경험과 통상 전문 지식이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일부 여론조사에선 보수권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임명직 총리와 선출직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자리다. 민주당은 대선을 공정 관리해야 할 심판이 대선에 뛰어드는 건 반칙이라고 한다. 계엄을 저질러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 밑에서 3년간 총리를 한 사람의 대선 출마가 온당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국민도 많다. 그래서 한 대행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6%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한 대행은 자신이 왜 출마해야 하는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당선을 막기 위해서’가 유일한 이유라면 옳지 않고 이재명 당선을 막지도 못할 것이다. 한 대행은 대통령이 돼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도 국민 앞에 밝힐 기회가 없었다. 일각에선 ‘당선돼도 개헌을 하고 조기에 퇴진할 것’이라고 하는데 오랜 정치 갈등에 지친 국민이 공감할지 불확실하다.

세계 질서는 급변하고 있고, 경제는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 대행은 윤 정권의 과오를 어떻게 극복해 국민을 통합하고 안보 경제 위기를 넘어설 것인지 소상히 밝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