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팝 분야에서 오랜 인기를 누리는 작곡가는 많지 않다. 젊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라 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까닭에 앞선 감각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예외인 사람이 있다. 맥스 마틴이다. 그는 작곡가의 꿈을 가져본 이들에게 신(神)과 같은 존재다. 무려 20년 이상 정상, 아니 최정상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의 히트곡 안에서라면 X세대와 Z세대가 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1990년대 아이돌 열풍을 일으킨 브리트니 스피어스, 지금 세대의 아이콘인 위켄드가 모두 그의 히트곡을 통해 세계적 팬덤을 얻었다. 그가 참여한 곡 중 빌보드 1위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22곡이나 된다. 더 놀라운 건 1위 곡들이 분포한 넓은 시간대다. 첫 1위 곡이 1998년에 나왔고, 마지막 1위 곡이 올해 5월에 나왔다. 23년에 걸쳐 있다.

맥스 마틴의 장수 비결로 많은 사람이 ‘멜로디’를 꼽는다. 새로운 사운드를 제시하는 능력이 특출하진 않지만 보편적 히트에 필수적인 멜로디 작곡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의 히트곡들로 만들어진 뮤지컬 ‘앤 줄리엣’의 음악 감독을 맡은 빌 셔먼은 “1절에 훅이 나오는데 후렴구에 또 나온다”고 말한 적이 있다. 뛰어난 멜로디가 계속 나오니 듣자마자 매료되고 반복 청취도 즐겁다는 얘기다. 영국 그룹 원 디렉션의 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사반 코테차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멜로디 퍼스트, 그게 맥스 마틴 스타일이다.”

얼마 전에 그를 가리키는 재미있는 표현이 등장했다. “우주적 경이로움”(A True Wonder Of Universe).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5월 7일에 신곡 ‘하이어 파워’(Higher Power)를 발표하며 작곡을 맡은 맥스 마틴을 향해 했던 말이다. 유머를 섞은 과장이겠지만 예의상 띄워주는 발언만은 아닐 것이다. 콜드플레이도 맥스 마틴의 경력을 생각해보면서 ‘이 사람 뭐야?’ 싶은 순간이 있었던 것 아닐까. ‘하이어 파워’는 이날치 ‘범 내려 온다’ 안무로 유명한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홀로그램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화제를 모은 곡이다.